
말뚝뼈, 2024, 162.2x130.3cm, oil on canvas

요람뼈, 2025, 162.2x130.3cm, oil on canvas

똬리뼈, 2025, 233.6x72.7cm, oil on canvas

결핍은 그의 요람뼈를 비대하게 만들었다, 72.7x116.8cm, oil on canvas, 2024

Peachbone, 2024, 130.3x130.3cm, oil on canvas

너트뼈 조각, 5x5x5cm, sculpey, 2024

요람뼈 조각, 9.6x6x5cm, sculpey, 2024

Under the dead volcano, 2024, 100x70cm, acrylic, graphite on paper

소형 너트뼈, 30.0x30.0cm, oil on canvas, 2024

Respiratory system's Anatomy, 2024, 72.2x53cm, oil, graphite on canvas

Boomerang's Anatomy, 53.0x72.7, graphite on canvas, 2024

Bone 3, 72.7x53.0cm, oil on canvas, 2024

Bone 20, 72.7x53.0cm, oil on canvas, 2024

Bone 2, 30.0x30.0cm, oil on canvas, 2024

Bone 18, 72.7x53.0cm, oil on canvas, 2024

Bone 17, 72.7x53.0cm, oil on canvas, 2024

Bone 15, 72.7x53.0cm, oil on canvas, 2024

E의 경우, 16x16x18cm, plaster, glass jar, 2024

E의 경우(detail), 16x16x18cm, plaster, glass jar, 2024

똬리뼈 조각, 2024, 5.5x5.5x10cm, sculpey

말뚝뼈 조각, 2024, 7x4.4x3.8cm, sculpey

요람뼈 조각, 2024, 9.6x6x5cm, sculpey
나는 인간의 몸을 하나의 세계로 규정하고 인간 개별 세계의 형상을 상상하여 이미지화 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며, 개인의 개별적 경험과 세계의 작동 방식을 결합하고 해석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몸의 기관들에서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연결 짓는 이미지를 떠올려 평면회화로 옮기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해부학 지식과 무관한 허구의 뼈를 오일페인팅을 통해 구체화 해보고 있다.
현재 나의 작업 속 이야기는 몸의 가장 바깥에서부터 안쪽으로 침투해가고 있다. 때문에 작업은 스크래치가 가득한 얼룩이 있는 외피를 벗겨내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피부 표면을 한 꺼풀 씩 벗겨내고 속에 도사린 뼈의 형태를 상상하는 것은, 나를 포함하여 육체를 가진 것들의 속을 들여다 보려고 하는 시도와 같다. 뼈라는 것은 피부와 마찬가지로 우리와 항상 함께 하면서, 또 피부와는 반대로 삶의 가장 마지막에 남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뼈를 볼 수 없고, 타인의 뼈 역시 살면서 실체를 만나기 어렵다. 만약 그 실체를 마주치게 된다면 그것은 아마 생의 마지막이거나 아주 먼 과거의 어떤 삶을 잠시 증거처럼 마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것에서 한 인간이 피부 아래에 가지고 있는 삶과 세계의 형태를 상상해 본다.
인간이 하나의 세계라면 그의 몸은 세계의 형상이지 않을까. 부드럽고 까슬한 피부, 단단하고 무른 뼈, 부글거리며 생을 마감하고 살아나는 세포. 이것만큼 나에게 시각적인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희뿌연 가루가 되거나 검은 흙으로 돌아갈 것들. 세상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되는 여정. 나는 이 분명한 흑과 백의 입자들에 다채로운 생이 있다고 믿고 흑백의 색상으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뼈를 그린다.
작업에서, 특히 페인팅에서 기법적으로 집중한 것은 가짜와 실재의 중간 지점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가짜이지만 진짜같은, 이른바 그럴싸한 가짜로 그려내는 것이 중요했다. 시각적으로 극도로 사실적인 뼈처럼 그려내는 것보다는 마치 3D 렌더링 샘플 이미지처럼 사실적이면서도 누구나 가짜임을 알아보는 매끈한 이미지를 의도했다. 회화의 물성적인 측면으로 볼 때 매끈한 표면을 만들고자 한 이유는 그리고자 한 대상이 허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감이 캔버스 화면 위에 두껍게 발려 마띠에르가 생기면 물감 자체로 물리적인 실재성을 획득한다. 물감 요철이 있는 표면은 의도한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사실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가능한 매끈한 표면으로 페인팅을 진행하고자 했다. 작업 과정에서 이렇게 매끈한 표면을 위해 붓이 아닌 에어컴프레셔 사용을 고민해 보기도 했으나 개인적으로 에어컴프레셔가 만드는 효과는 붓이 만드는 효과에 비해 물성적으로 가벼운 느낌이 있었고 이미지가 조금 더 무게감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일과 붓을 고집하고 있다.
한편, 페인팅에서 사용하는 물감은 Ivory Black(Bone Black)으로, 동물의 뼈를 태워 만드는 안료가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 뼈의 입자가 평면 캔버스 위에 이미지로 쌓임으로써 작업이 걸리게 될 공간에서 재생산 된 뼈대로 기능하길 기대한다.
나는 종종 나의 작업을 보는 이들이 작업 너머를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작업의 이미지가 그 자체로 완결된 형태의 제시가 아니기를 바라기 때문에, 뼈 주인의 외피는 그것을 위해 비워두려고 했다. _NOTE 2024